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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늘보나무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두 개의 메이저 대회 - 남미에선 코파 아메리카, 유럽에선 유로 2020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예전처럼 밤을 새워서 몇경기씩 보지는 못하는 저질 체력이 되어버려서 ㅠ 드문드문 보았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메이저 대회 정주행이기에 한번 좍 기억을 남기는 차원에서 정리하려고 합니다.
코파 아메리카 2021
그렇게 안했음 좋겠다.
도대체 코파는 대회를 몇년마다 한번씩 개최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남아메리카의 상황 자체가 불안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대회의 권위라는게 절제된 행정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을 잊은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이제 몇년마다 한번씩 하는 대회인지도 모르겠고, 아무리 코로나19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개최국이 1주를 남기고 바뀌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그렇고 말입니다. 뭐든 초유의 상황이 많은 가운데 이런 것들을 감수해야 할지라도, 결국 바뀐 개최지는 똑같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브라질...
코로나로 인해서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러지는 것은 어쩔수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관중이 제한적으로 입장 가능한 유로와 비교되면서 대회의 이미지 자체가 너무 볼품 없어졌었습니다. 아마도 지금의 도쿄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치뤄지면 그 공허함은 정말 상상 이상일거라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중계권 관련해서 돈 받은것은 있고, 1년 미뤘는데 이젠 더 미룰 수도 없고... 해서 상황이 너무 안좋지만 어쩔수 없이 치뤄진 것일 수도 있겠죠. 그런 바람에 그 불리한 조건을 극복 못한 베네주엘라 같은 팀들은 전력 악화가 너무 심했던것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여튼, 그럼에도 아르헨티나가, 아니 메시가 드디어 대륙컵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 대회가 뜻을 찾은것 같은 느낌입니다. 브라질이 이겼으면 욕 많이 먹었을뻔 했어요 ㅎㅎ 전력상으론 분명 브라질이 나은 전력이지만, 축구가 항상 그렇게 가는게 아니듯 메시가 대회 통틀어 가장 못했던 결승에서 디 마리아가 골을 넣어 우승하다니요. 역시 운도 따라줘야 하고, 실력도 있어야 합니다. 실력은 항상 있었지만, 운과 조직력이 따르지 못했던 메시는 이로서 천추의 한을 풀었습니다. 아니, 선수들이 그 한을 푼것이 얼마나 기뻤으면 감독 헹가레 치기 전에 메시부터 헹가레 치나요. 그것도 컵도 들기 전에 말이에요.
언제나 아르헨티나의 고민은 메시를 최대한도로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메시가 곧 전술인 팀이 될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에요. 우리나라에서 손흥민이 전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듯 그렇습니다. 같이 늙어가던 죽마고우 아구에로의 폼이 하향되던 상황에서 인테르에서 잘 뛰고 있는 젊은 피인 라우타로 마르티네즈와 중원에 균형잡힌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로셀소. 그리고 아르헨타니에 정말 필요했던 뛰어난 골피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는 팀의 역할 분담을 나누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에서 밸런스를 나름대로 찾은 것이 아르헨티나의 우승의 원인 아닐까 싶네요.
이제 리오넬 메시(33세, 무직)는 메이저 우승도 한번 해봤으니 행복 축구 하고 바르사에 재계약 하든가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상대팀 락커까지 와서 옛 팀 동료와 현 팀 동료 파레데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듬뿍 보내주고간 네이마르의 인성도 재평가 받는 중이죠. 메시가 워낙에 큰 존재라 그렇지 브라질에서 받고 있는 압박의 크기라면 네이마르도 엄청납니다. 그도 약간은 짐을 내려 놓고 파리에서도, 브라질 국대에서도 즐겁게 축구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설마, 메시가 '이젠 월드컵이다!' 라고 선언하고 월드컵도 차지해 버리는 건가요? 그러기엔 아르헨티나는 팀으로서 보강해야 할 포인트가 많다고 봅니다. 카타르 월드컵 1년밖에 안남았으니 맹 보강 하길 바라며.
유로 2020
화끈하고 재밌는 경기들의 향연.
제가 유로를 보기 시작한게 많은 사람들이 전설처럼 얘기하는 유로 2000은 아니었고, 잉? 하고 의아해 했던 오토 레하겔의 그리스가 우승했던 2004년 대회부터였습니다. 재미없는 수비축구로 꾸역우승했단 핀잔을 듣긴 하지만, 그리스도 우승할 수 있는 대회구나! 싶어서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던게 기억납니다. 뭐, 매번 챙겨볼 수는 없다가 지난번 그 호거슨 시계자락 나왔던 그 때의 포르투갈의 우승을 보며, 이렇게 꿈이 이뤄질수도 있는 대회구나 하면서 재밌게 봤던게 기억납니다. 그때 포르투갈도 정말 조 3위로 꾸역꾸역 올라와서 우승까지 차지하던, 아이슬란드가 8강가던 그대회...
그렇게 호날두는 메시보다 한 발 앞서 메이저 대회의 한을 풀었죠. 생각해보면 호날두도 결승전에 일찍 부상당해서 활약 못했고, 메시는 결승전에서 빅찬스미스 하나 포함해 모든 경기 포함 가장 못한 경기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이 두 양대 산맥이 부진한 경기가 결승이라면 결과는 이렇게 해피엔딩! ㅎㅎ
여튼, 유로 2020은 자칫 수비 많이 하고 지루한 경기 안될까 싶은 상황보다는 팀 마다 자신들의 전력을 극대화 할 것을 깊게 고민한 것이 보이고, 그것으로 모든 팀들이 고유의 색이 잘 배어나와 좋은 경기를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규모의 메이저 대회중 요즘들어 가장 재미있지 않았나 싶어요. 무엇보다도 시원시원한 전환들이 많이 나와 경기가 스피드 해지고 골도 많이 나온 느낌입니다.
특히 이탈리아는 참 괜찮은 팀이었습니다. 만치니 감독이 국대팀을 클럽팀이나 다름 없이 조직력을 키워놨고, 카테나치오라는게 이탈이아에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역동적인 팀이 되었습니다. 대회 막판에 부상을 당했던 스피나졸라와 164cm 최단신 인시녜의 활약이 정말 인상깊었고, 키엘리니-보누치 노장 센터백의 단단함 또한 대단했습니다. 항상 계륵처럼 얘기했던 조르지뉴가 첼시에서, 이탈리아에서 동시에 살아나며 이 선수는 조건을 만들어주면 최대치 이상을 뽑아내는 선수구나 싶기도 했구요.
그런데 모든 팀들이 공통적으로 허전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스트라이커'의 부재 또는 스트라이커의 부진 입니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붙박이로 주전으로 신뢰를 받으며 뛰고 있는 팀은 잉글랜드 정도였는데 그마저도 해리 케인이 2선이나 3선으로 내려와 미드필더 싸움이나 수비를 도와주고 플레이메이커 처럼 활동하기에 이전같은 스트라이커의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고, 모라타가 부진한 스페인이나, 아예 스트라이커가 없는 독일은 페란 토레스나 카이 하베르츠를 제로톱으로 선발을 꾸릴 때도 많았구요. 벤제마 정도가 그나마 잉글랜드와 비슷하긴 합니다만, 프랑스는 16강에서 탈락했죠 ㅠ
이게 과연 스트라이커란 포지션이 사라지는것을 의미하는가 라고 보면 오히려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메시와 스페인 국대 덕에 유행했던 제로톱 보다 확실하게 골을 넣어줄 수 있는 골게터의 중요함이 더 부각된 대회라고 봐요. 물론 스트라이커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줘야 합니다. 골만 넣던 시대에서 연계, 미드필더 수싸움, 최전방 수비수 등 다양한 롤이 부여된, 발밑이 좋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골키퍼 처럼 이전보다 재주가 훨씬 많아야 살아남는 포지션이 되었습니다만, 오히려 골을 넣는 하나의 롤이 확실한 스트라이커를 찾는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원래도 비쌌던 스트라이커 포지션 엘링 홀란드같은 확실하고 어린 자원은 이제 몸값이 더 더 상승할 것 같습니다.
이제는 유럽 축구 이적 시장 - 폭주의 서막
이제 모든 대회가 끝났으니 본격적인 다음 시즌 준비 모드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클럽들간의 빈익빈 부익부는 더 심해졌습니다. 이런 보릿고개를 잘 날 수 있는 탄탄한 클럽은 이 기회에 경쟁력 있는 선수단을 꾸려 이것을 반등의 계기로 삼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여력이 있는 구단들은 이 선수 저 선수 모두 사버려서 꿈에 그리던 드림 스쿼드를 만들 기세입니다.
그 대표적인 클럽이 파리 생제르망. 얼마전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라장군' 세르히오 라모스를 영입한데 이어서 유로 2020 토너먼트 MVP인 잔루이지 돈나룸마도 영입 직전, 거기에 맨유와 계약이 1년밖에 안남은 폴 포그바 까지 영입하려고 시도중이라고 하죠. 항간에서는 호날두도 노린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폴 포그바가 영입된다면 호날두까지 들어갈 상황은 아닐것 같긴 합니다만, 또 모르는거죠. 거기에 세계적인 부호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주로 있는 첼시 또한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꾀하며 홀란드를 노린다고 하고, 전세계적 인기 클럽중 하나인 맨유 또한 제이든 산초 영입을 목전에 두고 있죠. 그에 반해 이번 슈퍼리그를 주도했던 페레즈 회장의 레알 마드리드와 어마어마한 부채를 안고있다고 밝혀버린 바르셀로나 등등 메가 클럽들이 금전적으로 휘청이고 있어서 유럽 클럽축구의 판도에 균열이 가지 않나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자유계약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잘 지켜봐야 할 것 입니다. 돈을 조금이라도 아껴야하는 클럽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자유계약 선수들에게 구애를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월드컵을 1년 앞두고 큰 이적이 벌어지지 않는게 일반적이지만, 메이저 대륙컵이 1년 뒤에 열렸고, 선수 보강을 더 기다릴 수 없는 클럽의 사정상 여러가지 대형 계약들이 터져나올듯 합니다.
이상, 대륙컵들 부터 해서 요즘 봤던 축구 경기들과 이적시장 얘기까지 살짝 해봤는데요, 인간이란 어떤 것도 삶의 기반하에 진행 되지요. 축구 다 좋아하는 것이지만 유럽의 모든 재능들이 코로나로 부터 안전한 것이 우선입니다. 백신의 힘을 바탕으로 21-22 프리미어리그는 평년처럼 관중 모두 받고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어떻게 리그가 진행될지, 어떻게 유럽대항전이 이어져 갈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늘보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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