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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늘보나무입니다!

오늘은 중고로 디지털피아노 구입한 과정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원래 디지털피아노는 아니었는데

어릴때 부잣집 친구네 놀러가면 하나씩 있었던 피아노. 저도 배우고 싶고, 갖고도 싶었지만, 집안 형편도 넉넉치 않고, 대가족이 사는데 좁은 집에 피아노 하나 놓을 곳도 만만하지 않았죠. 남자가 무슨 피아노냐는 얘기도 들은적 있구요. 그래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피아노 하나 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잔잔하게 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아이들이 멜로디언을 부르다 지쳐 피아노가 있었음 좋겠다. 정말? 하다가 드디어 구매를 결심을 하게 됩니다.

다만, 저는 원래 원했던것이 디지털피아노가 아니라 어쿠스틱 피아노가 있었으면 했어요. 아내도 피아노 전공자는 아니었어도 피아노를 꽤 쳤던지라 어쿠스틱이 주는 울림을 잘 알고 있기에 될 수 있으면 어쿠스틱을 들여놓고 싶었지만, 워낙 무겁고 조율도 신경쓰이고, 나중에 치지 않게 되면 그것만큼 처치 곤란한 것도 없었기에, 어쿠스틱은 일찍 포기하고 디지털피아노로 알아보게 됩니다.

 

피아노스러움 VS 만능 전자키보드

저는 디지털 피아노 구매시 가장 큰 포인트가 '피아노스러운 것을 추구할 것인가?' VS '만능형 디지털 전자키보드를 살것인가?' 라고 생각합니다.

전자의 피아노 스러움은, 피아노의 질감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피아노처럼 기능하기 위한 제품들입니다. 피아노 스럽게 구현하고자 사운드엔진도 피아노에 무게가 쏠려 있고, 20가지 정도의 음원이 추가되어있는 수준입니다. 거기에 건반의 터치. 피아노 스러움을 구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일텐데, 보통 목건과 키보드건 두개로 크게 나눕니다. 목건은 터치가 무겁고 피아노 터치에 가까운 건반으로 구성되어 있고, 키보드건은 일반적인 전자키보드 처럼 누름이 매우 가볍습니다. 피아노스러운 것들은 목건으로 키감을 무겁게 만들어 놓죠.

피아노 터치의 야마하 YDP-103(좌) / 키보드터치 카시오 CTK-2100(우)

보급형 10~20만원대 가정용 디지털 키보드

하지만 키보드형은 다양한 기능들을 담으려고 애를 씁니다. 소리도 다양한 것에 집중하고, 음악을 직접 편집하는 시퀀서 기능, 또는 샘플링(소리를 녹음해 그 소리를 건반에 저장, 음원으로 쓰는) 에, 심지어는 노래방 기능이 있어 마이크 입력도 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기능들을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에겐 두 쪽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피아노의 본연의 느낌을 구현해주는 것도 좋고, 음색이 많아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것도 좋습니다만, 제가 본 것중 둘 다 만족하는 제품은 없습니다. 그리고 둘 다 만족스러운 제품을 찾는 것 보단, 두 제품을 좋은것으로 따로 구입하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저는 어중간한 키보드의 느낌보다는 피아노 본연의 느낌을 줄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싸다고 좋은게 다가 아닌 디지털피아노

그래서 구입한 키보드는 가와이 (영문때문에 카와이 라고도 읽는) CN25 입니다. 당근마켓에 어떤 분이 저렴하게 올리신 것을 그날 당일에 확 업어왔습니다. 저희집 차가 스포티지인데, 뒷좌석을 뉘고 실어서 올 수 있을정도의 크기여서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안그랬으면 용달 부르고 난리를 쳤을텐데...

참고로 가와이는 '귀엽다'는 뜻의 일본어이지만, 이 가와이는 창립자인 가와이 시게루의 이름에서 따온 브랜드지요. 어쿠스틱 피아노 정말 잘 만드는 브랜드이고요.

좋은 브랜드들은 많습니다. 야마하, 커즈와일(영창), 카시오 등등... 그런데 가와이의 이 모델이 제 눈에 딱 들어왔네요.

가와이 KAWAI CN25

모델은 2015년도에 출시되었지만, 정말 별로 사용을 안하셨는지 상태가 초 민트급이라 놀랬고, 건반의 상태도 매우 양호해서 또 놀랬습니다. 그래서인지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이런 상태의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가격이라고 생각했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위에 말씀드렸다시피, 피아노의 본연에 기능을 디지털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제품입니다. 목건터치도 어쿠스틱의 그것과 동일한 무게감이 느껴졌고, 음색은 19개 정도로 몇백개씩 있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 턱없이 적지만, 동시발음수나 음원의 해상력은 키보드계열의 소리들을 가볍게 뒤집는 고퀄리티의 제품입니다. 전용 스탠드 또한 피아노의 페달과 똑같은 페달과 연결되어 있어 집에서 피아노 연습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차고도 넘치는 좋은 모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일렉트릭 피아노 소리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 EP소리도 너무 좋아서 마음에 듭니다.

중고 디지털피아노 구입 가이드

구매를 마음먹으셨다면, 아래의 내용들을 생각해 보시고, 맞는 악기를 구매하시면 좋겠습니다.

1. 아이들이 원하는 부분은? 

아이들이 피아노 연습을 하고 싶어하는지, 아니면 악기로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보고 싶은지에 따라 피아노와 신디사이저로 선택이 갈리겠죠. 저희 첫째 아이 성향으로 보자면 신디사이저를 사주는게 맞는데, 둘째 아이와 아내의 느낌이라면 피아노 스러운게 더 좋아서... 첫째에겐 디지털 피아노를 컴퓨터에 연결해주는 방법을 알려줘야 겠습니다 ㅎㅎ

2.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은 부분은?

피아노의 질감인가? 아니면 디지털 음색의 무한함을 느끼게 해줄 것인가? 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겠죠. 1번과 동일한 선상의 질문이지만, 아이들과 나의 관점을 잘 파악해보자는 의미에서 두가지를 나누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3. 정해졌다면 예산을 정해보자

피아노스러운 상태좋은 디지털피아노를 구입하고자 하면 적어도 30만원은 드는 것 같습니다. 운이 좋아 20만원 아래에도 나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저런 좋은 모양새를 갖춘 제품들이 80~100만원 정도에서 판매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30~50만원대에서 피아노에 가까운 디지털피아노를 구입하는것이 합당해 보입니다.

디지털 전자키보드 같은 느낌이라면 선택지는 정말 넓어집니다. 좋은 악기는 피아노를 뺨칠정도로 비쌉니다. 100만원 넘어가는것도 부지기수구요. 하지만, 가정용 전자키보드 느낌이라면 10~30만원대에서 구입하실 수 있을겁니다. 

4. 꼭 제품을 눈으로 보고, 직접 모든 건반을 눌러보자

오래 사용하지 않다보면 건반의 망가짐을 모른 체 그냥 중고사이트에 내놓은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운반을 내가 하지 않더라도 건반이 문제가 있는 곳이 없는지 꼭 쳐보고,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건반과 스피커만 문제가 없다면 기능적으로 체크해야 할 상황은 99% 확인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상입니다. 늘보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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