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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늘보나무입니다.

오늘도 스웨덴, 정확히는 스톡홀름 여행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지난 화에 눈왔었다고 했죠? 눈오고 나선 스톡홀름은 무조건 눈조심입니다. 정말 많이 미끄러워요 스톡홀름. 눈 녹으면 공원쪽 매우 질퍽하니 조심해야 하는곳도 스톡홀름이구요.

이번 일정 첫번째는 축구장에 가보고 싶었는데... 제가 잘못찾았는지 축구장은 아니고 그냥 동네 짐같은 곳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Östermalm IP 는 1908년 만들어진 곳이라고 ㅠㅠ 그냥 운동장은 아니고 뒷편에 보면 테니스경기장도 있고 그렇습니다. 잠실운동장의 보조경기장 있는것 처럼 그렇다고 보시면 되요. 이 다음으로 갈 스톡홀름 스타디움도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까요. 아마도 매우 오래된 구장이라 구글이 여기로 추천해준것 같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아레는 어차피 많이 먼곳이라 가기도 힘들어서 잘되었다 싶었어요.

사진은 오전 9시쯤 되었을 때인데, 아이들이 아이스하키를 하러 총총 나옵니다. 멀리서 바라보는데 귀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추우면 당연히 이런 빙상장들이 많이 보이겠지요? 아마도 이곳이 하계에 녹아서 축구장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축구 스타디움이라고 붙여졌나 봅니다.

그뒤에 본진인 스톡홀름 올림픽 스타디움을 가봅니다. 1912년에 열렸던 올림픽의 스타디움으로 쓰였다고 하는만큼, 100년이 넘었으니 유서깊은 구장 다운 풍채가 있죠? 안에 구체적으로 뭐가 있는지는 잠기기도 했고 눈이와서 무조건 흰 것들만 쌓여있는 지라 아무것도 안보입니다만... 올림픽 스타디움이면 올림픽 스타디움 같은 무언가가 있겠지요.

이제 오늘 가장 가보고 싶었던, 스웨덴 오면 여기 가봐야지 했던 단 하나의 장소, 바로 아바 뮤지엄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당연히 버스 타고 총총 해서 갔습니다...

어렸을때 아바 노래를 좋아하면서 자랐습니다. 커서는 아그네타의 솔로를 좋아했고, 스웨덴에 갔다온 뒤에는 BAO (Benny Andersson's Orkester) 와 베니 안데르손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음악 취향의 첫 시작이라고 해야할 아바의 뿌리를, 물론 아바 박물관이 아바의 모든것을 대변해 줄 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저 기분만 업시켜주는 공간일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한번 보고는 싶은거죠. 좋아하니까. 나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입장료는 250크로나 (3만원) 정도 되는 가격이었으니 비싸긴 합니다. 그래서 아바에 대해 별 감흥 없으신 분들은 관광코스에 들어가 있다고 도장찍는 식으로 '여기 가봐야지' 하고 가는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박물관에서 나올즈음 좀 연세 있으신 분들, 아마도 교수님과 그의 제자들 아니면 회사의 임원진과 실무진인것 같은 한국인들 무리중 나이좀 있으신 분이 "여기 누가 오자 그랬어? 정말 재미 한개도 없어!"라며 제법 큰소리로 얘기하셔서, 저같은 사람의 감흥을 깨버리시더라구요.

무대에서 아바 멤버들이 입었던 옷들로 벌써 분위기가 달아오릅니다. 무대 복장들 뭐 만들어 잘 입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역시나군요.

박물관 안쪽에 보면 우리나라 민화가 수놓아진? 새겨진 복장도 있는거 보이시나요? 역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신흥호남향우회와 더불어 한국의 자랑입니다?

아바 해체 이후 내놓았던 솔로들. 여기서 저는 BAO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고, BAO의 라이브를 유튜브에서 찾아보면서 요즘 가장 좋아하는 노래 리스트에 올려놨습니다. BAO는 베니 안데르손이 결성한 16인조 팝스 오케스트라인데, 베니의 근본이 클래식에 있음을 잘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고, 스웨디시 포크의 느낌도 물씬 주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전통가요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인데, 예전 마상원과 그악단 아시는 분 계시나요? (알면 정말 옛날사람) 거기에 윤일상 같은 작곡가가 리딩하고 자기 곡 연주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튼 BAO의 곡들중, för dig (for you) 를 링크해놓습니다. 이거 듣고 괜찮으셨다면 스웨덴 국영방송에서 방영했던 아래 라이브가 유튜브에 풀려있습니다. 찾아서 들어보셔요. 특히 여기 여성 보컬 Helen Sjöholm 헬렌 셰홀름 목소리와 정확한 음정을 매우 좋아합니다.

본격적으로 박물관에 들어가면 짜잔...

처음 들어가서 어두운 화면에 비쳐지는 멤버들의 노래와 아바의 여정을 압축한 뮤직비디오가 나오는데, 이게 꽤 감동입니다. 정말 아바 박물관에 왔구나! 하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죠,.

역시 리드보컬이자 그당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아그네타에 대한 것들이 박물관 전체에 널려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프리다는 여기서도 비중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아그네타는 제가 봤을땐 소박한 사람이고, 그저 작은 것에 만족하는 스타일인데 음악에 대한 재능이 있었고 그것이 멋진 사람들을 만남으로 만개했지만 이후 자신의 인기를 주체할 수 없어서 은둔하는 생활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다른 보컬인 프리다는 아그네타의 재능을 질투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려서부터 친구가 아니라면 밴드나 그룹활동을 오래 하기가 힘든 것이 보통이라지요.

아바의 스튜디오를 재현해놓은 곳. 나중에 지인을 만나러 가는데, 베니와 뷔욘의 스튜디오가 우리가 만나고 있는 커피숍 근처에 있다고 알려주었는데, 혹시라도 마주쳤으면 ㅎㅎ

아바는 4명의 멤버로 재결성해 2019년에 신곡 발표한다고 했는데, 공수표가 되었죠? 그전부터 아바 멤버들이 신곡을 발표하고 투어를 돌면, 홀로그램이 공연하는 투어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전설의 음악인들을 이런식으로 불러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듯 무대에 올라가면 네명의 홀로그램 멤버와 함께 노래방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있음직한, 있어야 마땅할 아바 네명 멤버의 밀랍상. 역시 박물관은 박물관입니다.

이상 늘보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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