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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늘보나무입니다. 

전 청와대 외교특보이자 현 세종연구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와의 대담을 들었습니다. 이전부터 이분이 이야기 하시는 것이 여러모로 균형잡히고 냉정한 시각으로 정세를 바라본다라고 느껴서 다시 주목을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문정인 교수가 얘기했던 부분을 토대로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세계질서가 재편될지에 대한 얘기들을 요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국은 신간이 나와서 대담에 응하신 것이라는 얘기도 있더라구요. 아마 이 책에서 논하고 있는 이야기겠지요.

코로나19 이후 세계를 바라보는 다섯가지 시각

 

1. 신중세 시대

코로나가 장기화 될 것을 생각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방역으로 인해 나라마다 빗장을 걸어잠궈 옛날 중세시대처럼 성곽이 생겨버리게 되는 '신중세시대' 처럼 살게 될 것이다라는 주장입니다. 이것으로 인해 세계화의 종언이 올것이고 나라는 모든 나라들은 개별국가의 형태로 무역을 지양하고 자급자족을 선택할 것이고, 무역을 하더라도 인근 국가간의 배타적 경제블록을 형성하는 정도 수준의 교역을 하게될 것이다라고 내다보는 전망입니다. 실제로 작년 봄, 연합임을 그렇게 강조해 오던 유럽연합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나라마다 빗장을 걸어잠그고 이와 유사한 형태를 보인 바 있습니다. 락다운에 준하는 상황이 나라마다 심각해 지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주장은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했던 칼럼에서 밝힌 바 그의 주장이라고 합니다. 곧있으면 백살 되시는...

개인적으로는 이 주장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더라도... 이런 모델은 자본주의가 원하지 않는 모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2. 팍스 아메리카나 2

여전히 코로나19의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믿는다면, 그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는 나라는 '미국'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국 중심으로 세계의 힘의 논리가 재편되었을때 팍스 아메리카나를 이야기 했던 것 처럼 '팍스 아메리카나 2'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결국, 미국을 통한 세계평화가 진행될 것이다 라는 시각입니다.

3. 중국이 승리할 것이다

안의 내부가 실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중국이 표면적으로는 작년 후반기부터 코로나를 벗어났다라고 보여집니다. 싱가폴 국립대학 키쇼어 마부바니 교수는 중국이 승리할 것이고 역사를 새로 쓸 것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평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라고 말을 한 바 있습니다. 보통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의 편재를 가리켜 팍스 시니카라고 부르지요.

4. 유엔 중심의 세계질서 재편

호주 전 총리 케빈 러드가 언급했던 얘기였는데, 요약하자면 내용은 이렇습니다.

케빈 러드 전 총리

"팍스 시니카, 팍스 아메리카나 둘 다 모두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지구촌 전체의 위기이자 안보문제인데, 모든 나라들이 이를 극복할 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미국 중국이 협력하고, 다른 중견국가들이 도움을 주어 집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되기 위해 결국 이 나라를 묶을 하나의 권위는 '유엔 UN' 이어야 합니다."

이런 유엔 중심의 세계중심을 일컬어 '팍스 유니버시아니스' 라고 부르는 데 이것은 케빈 러드 전 총리가 언급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 부시(조지 부시)가 1991년 걸프전의 1차 승리때 이 용어를 썼다고 합니다. "더 이상 팍스 아메리카나는 없다. 유엔을 통한 세계평화 팍스 유니버시아니스가 있을 뿐이다." 현실보다는 그 당위성을 얘기하는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유엔을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정서와 중심은 미국이라는 걸 모두 알고 있지요. 결국은 미국이 허울 좋은 가면을 뒤집어 쓰고 하는 일이라는,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세계관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유엔의 깃발이 나부낍니다

 

5. 미-중간의 신냉전 또는 차가운 평화

이것은 "코로나는 오래 못갈것이다. 백신도 개발되고 치료제 개발되면 오래 못가 잡히고, 종식 될 것이고 지금의 질서가 유지될 것이다." 라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 지는 논의입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양자대결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지만 사이가 좋아지면 G2 모델, 즉 양강체제로 갈것이고, 사이가 나빠지면 신냉전의 상황으로 흐르게 될 것이란 예측입니다. 그것도 아닌 지금 현재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콜드 피스, 즉 차가운 평화가 지속될 것이라는게 문정인 교수의 주장입니다.

정확히는 현상 유지 가능성이 가장 높고, 악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내다 보았습니다. 아니면 소위 차가운 평화와 신냉전의 경계선상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합니다.

 

여기서 더 악화된다는 것

신냉전, 즉 지금의 상황보다 미국과 중국의 상황이 악화된다라는 것은 "미국과 중국간에 협력하지 못하고 다투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한때 중국과 미국은 협력관계였던 나라였지만, 중국의 국력이 커지고, 세계 무대에서 부상하자 이제는 아닌 경쟁관계로 바뀌었다 지난번 트럼프때는 적대관계로 바뀌었습니다. 비교적 건강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라이벌 관계'를 뛰어넘는 대립의 상황이었지요.

뉴욕타임스의 한 아티클에서 나왔던 중국과의 관계에서의 사안별 대처에 대해 아래와 같은 분류로 이야기를 합니다. 이것을 가리켜 '3C'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협력 Corporation
경쟁 Competition
대결 Confrontation

사안별로 분류하자면

- 협력 : 코로나19, 기후문제,  대량살상무기 문제, 북한 이란과의 핵문제
- 대결 : 무역, 기술간 치열한 경쟁
- 대결 : 지정학적 문제, 가치적(민주주의) 문제

특히 대결적인 상황에 대한 언급이 주목됩니다.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대해서는 억지와 봉쇄로, 홍콩, 위구르등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맞서는 것 이외에도 민주주의 연합을 만들어 중국에 맞서겠다는 계획입니다. 얼마전 3월 12일에 열렸던 미-일-인도-호주 쿼드 정상회의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모든것이 중층적, 다면적으로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 '콜드 피스;와 '신냉전'의 경계에 있는 상황이라고 보는 시각인데,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이런 복잡한 상황속에서 우리의 살길을 찾아 가야 하겠죠. 트럼프때는 경쟁과 대결만 있어서 그것을 일컬어 '신냉전의 시작'이라고 했지만, 바이든은 협력의 여지를 남겨두어 트럼프때 보다 오히려 ;조금 더 나을수 있다'라는 시각으로 문정인 교수는 바라보았습니다.

2021년 3월 12일 열렸던 미-일-인도-호주 쿼드 정상회의 모습

사실 인간의 역사에서 사람이 죽고 했던 문제는 생각해 보면 '가치'의 문제입니다. 여태껏 철학, 가치라는 이름의 전쟁에서 2천만명이상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은 바 있듯이 말입니다. 종교전쟁등이 바로 그 예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국익을 중시하고, 민주당은 가치를 중시한다는 시각이 많죠. 바이든은 상원의원을 30년동안이나 해왔던, 상당히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지만 제이크 설리반 안보보좌관이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은 진보적 이상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민주당적인 사람입니다. 이 성향이 새로운 군사적 개입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점 또한 존재하는것이 사실입니다. 실례로, 오바마 대통령 집권때 오히려 군사적 개입이 많았었습니다. 이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가치를 중시하는 진보 이상주의 때문에 미국이 군사 정치적 개입을 많이 하지 않을까라는 우려점이 있습니다.

 

한반도는? 대북정책의 예상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의 통화, 서훈 실장과 제이크 설리반 사이의 통화. 아직 정책 검토는 끝나지 않았으나 제이크 설리반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시간을 앞당기겠다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통화 캐리커처, 해외문화홍보원에서 가져옴.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해법으로는 아래 세가지 정도가 가장 많이 거론됩니다.

북한 핵문제 해결 3가지 모델

1. 선해체 후보상
: 핵을 먼저 해체하고 해체한 것을 확인하면 후에 보상해주자 라는 모델. 민주 공화 양당을 막론하고 북한을 믿지못하고 제재해야 한다는 강경파적인 시각이 주류로 잡고 있는 관계로 이 내용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서 주장하는 모델입니다만, 지금까지 흘러온 시간이 말해주듯, 북한이 핵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것은 해결방법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는 게 우리나라의 시각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리비아 모델과 일치하기에 더욱 더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겠지요.

2. 단계적 동시행동
: 윌리엄 페리, 갈루치 전 차관보 등이 주장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북이 사실상 핵을 가지고 있는데 먼저 해체하라고 하면 그 말을 듣겠냐? 단계적으로 동시 행동 원칙에 따라 주고 받는 협상을 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내용입니다. 이 모델이 싱가폴과 하노이 정상회담을 이어갔던 모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 정부의 상황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3.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
: 도발하지 못하게 하고, 토니 블랭큰, 제이크 설리반의 포지션. 북한과 한국의 설득, 그리고 일본의 압력이 어떻게 하는 가를 보고. 급하지 않다기 보다는 수순 자체가 이것을 거쳐야 이 해법이 나온다고 보는데, 북에서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도발적으로 나올것이라 전략적인 인내 - 오바마때로의 회귀가 예상된다. 

중요한 것 : 바이든은 '동맹 복원' 을 강조하고 있기에 정부가 어떻게 설득하느나가 중요합니다. 여기에서의 동맹 복원은 한-미-일 3각 공조를 뜻하는 것일텐데, 이것을 강조해왔던, 그리고 일본 중심의 공조를 얘기했던 정권은 오바마 정권입니다. 블링컨 국무장관, 오스틴 국방장관이 서울에서의 회담이 향후 북한 문제와 대중국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요. 많은 분들이 일본을 먼저 방문하고 한국을 들른 것에 대해서도 대 아시아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일본을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할텐데, 여태껏 민주당 정권에서 아시아 외교의 축은 일본이 맞습니다. 우리도 그것을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더 유리한 국면으로 상황을 전개해 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겠지요.

한미 외교 국방회의에서 양국의 장관들 (2021년 3월 18일)

 

문정인 교수는 2번 '단계적 동시행동'이 가장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현 바이든 정권이 트럼프가 이루었던 모든 것들을 부정하는 "Anything But Trump"의 태도로 일을 진행하고 있다면 미국의 전략은 2번이 아닌 3번 "전략적 인내"로 가겠지만, 트럼프와 북과의 대화를 인정하고 그 토대위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그 출발점은 싱가폴 정상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의 김정은의 제안 - 영변 핵시설 완전영구폐기를 전제로 한 제제의 부분 완화 - 를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으면 우리에게 가장 좋은 상황이 될테고, 의미있는 출발점일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힙니다. 문제는 우리의 설득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상수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본의 훼방이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훼방

한-미-일 3국 공조를 일본이 가장 강조하고 있고, 음으로 양으로 미국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나라가 일본이고, 그 '일본만의 아젠다'를 정착시키고자 함은 모두가 알고있습니다. 그놈의 "CVID" 말입니다. 완전하고 Complete  검증가능하고 Verifiable 불가역적인 Irreversible 핵의 폐기 DIsmantling 하기 이전에는 제제완화를 해주면 안된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나는 미국과 북한 관계가 잘 되는 것을, 더 나아가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부는 꼴을 못보겠다, 훼방놓을꺼야!' 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지요. 국내 정세에서도 언제나 써먹을 수 있는 꽃놀이 패 같은 북한을, 그리고 일본 전체로 보았을때 한국의 발전은 일본에겐 쇠락을 의미하는 지정학적 한계도 한몫하겠지요.

탄도미사일에서도 일본은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에 대해 제재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등 납치범 문제와 같이 엮기도 해서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일본은 과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가라는 의문을 낳게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진도가 나갔던것 처렁 올림픽을 평화적으로 치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림픽을 통해 평화를 이룩하자. 도쿄에서도 분쟁당사자들이 모여서 신뢰를 구축하고 세계의 평화를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고 그것이 도쿄에서도, 베이징에서도 우리가 북한과 직접 대화를 시작했던 평창때 처럼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의 국가 정상을 한 곳으로 모으는것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북한 김영남 국가주석(좌), 김여정 부부장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영부인과의 평창올림픽에서의 만남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

바이든의 대북 정책은 아마도 5월 정도면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밟아야 할 절차는 2018년 처럼 남북관계를 재개하고 그로 인해 구축된 아젠다를 통해 바이든과 협상하고 남북 - 북미 - 한미 간의 3각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하겠지만, 북에서 코로나를 이유로 응하지 않으므로 지금 당장은 한-미관계를 돈독히 해서, 미국과의 정책공조후 하고 그것을 가지고 우리가 북한과, 또는 미국과 북한이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북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유엔의 안보리 제재가 포괄적으로 완화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가 그것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하루속히 한반도에도 평화의 기운이 넘실거렸으면 좋겠습니다.

 

청림출판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선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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