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안녕하세요 늘보나무입니다!

오늘은 미스터리 음악쇼 -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장미여사 김연자를 물리치고 136대 가왕으로 등극했다 한주만에 가왕 자리에서 내려와 자신을 공개한 '숨은그림찾기' 김정은씨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나가수'의 경쟁에서 '복면가왕'의 축제로!

복면가왕 얘기부터 먼저하자면, 이 프로그램은 MBC가 쌓아온 음악예능의 최적화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는 가수다'로 시작되었던 음악 예능의 시작을, 어떻게 보면 음악의 힘을 예능적으로 잘 이용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나가수가 필요하지 않은 경쟁을 오버해서 한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고, 소리만 지르고 고음만 때리면 1위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결정적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김건모의 탈락을 뒤집는 상황에서 공정 시비가 붙으면서 예능이 원하지 않는 사회 담론을 담게 되어버리는 위기가 오자 공정성을 바로 잡고, 좀 더 견고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는 성공했으나 그런 이후로 재미가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지 못하게 되어 종방되었었죠.

나가수가 비판적이고 경쟁적이었던 반면, 복면가왕은 컨셉을 '축제'로 바꿉니다. 잘하든 못하든 격려해주고 칭찬해주고, 의외의 인물이 나타나면 그 인물에 집중해서 인생역정을 이야기해주고, 노래와는 상관없을것 같은 일반 연예인을 대거 끌어들일 수도 있고, 그러므로 예능적인 요소들을 적절히 집어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가수때 매니저였던 사람들이 이제는 뒤에서 '연예인 판정단'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할 수도 있고, 결정적으로 앞에 얘기했던 '경쟁'이라는 키워드가 줄어들고, '축제'가 부각되므로 실력있는 가수들이 출연의 부담을 덜었다는 점에서도 음악예능의 폭을 넓힌 공로가 큰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에 노을의 전우성씨가 나와서 '이 프로그램은 경쟁이 아니고 '축제'같아서 출연하게 되었다'라고 얘기한 것만 봐도 이 프로그램이 가수들을 좀 더 편하게 놀게 해줄 수 있는 포맷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 얘기할 김정은씨도 일반 경연 프로그램보다 출연하기 더 쉽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복면가왕에 출연했던 노을의 전우성씨

그러나 연예인 판정단의 억텐(억지스러운 텐션)으로 말미암은 필요이상의 긍정적인 모습이 많이 눈살 찌푸려 지게 합니다. 저렇게 까지 오버해서 칭찬할 필요는 없지않나. 태생적으로 칭찬 못할것 같은 김구라 같은 사람에게도 그런게 느껴지니 박명수 같은 부류를 좀 더 투입해서 현타를 오게할 방법이 없나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해외에도 라이센스가 판매되는등 프로그램 포맷 수출로도 MBC에 이익을 안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일요 예능의 효자 프로그램이 된 이상, 복면가왕의 앞으로의 롱런은 뭐 따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시국에도 흔들림 없는 예능 포맷이라는 점도 크게 한 몫 할 것 같습니다.

해외로 넘어간 복면가왕은 도대체 어느방향으로 가는가... 가면의 퀄을 보라 ㅠㅠ

김정은은 누구인가?

아 난 좀 아닌데

숨은그림찾기가 김정은씨라는 얘기를 듣고서 저는 나름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예전에 듣던 그 음성이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저는 처음에 왁스? 나 서울패밀리의 김승미씨 정도를 떠올렸었지만, 이게 뭔가 선천적인 허스키 목소리는 아닌듯한 상당히 만들어진 창법이었기에 누군가 연륜이 있는 사람인가 보다를 생각했었지, 김정은씨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었어요.

그럴법도 한게, 그래도 아시는 분들은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부터 김정은씨를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 원곡 가수였던 당대의 코러스의 여왕 신윤미씨가 밝혔듯 신윤미씨의 미국 이민후 갑자기 히트한 노래덕에 립싱크 팀으로 급조된 (그러나 실력은 있는) 마로니에였기에 김정은씨의 목소리는 없던 상황에서 마로니에의 활동이 휘몰아치듯 계속되었고, 나중에 이 상황은 신윤미씨의 소송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김정은씨는 소송의 당사자가 아닐테고 마로니에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김선민씨가 당사자가 되었겠지만요. [동숭로에서] 를 마로니에 1기에서 불렀던, 판정단 석에 앉아있던 권인하씨와 인연이 깊은것은 이때부터가 아닐까라고 생각됩니다.

youtu.be/pwuK5WgeA_o

당시 마로니에 '칵테일 사랑'은 가요톱텐 1위곡~

 

김정은에 관한 TMI 여러개 

저는 칵테일 사랑 이전부터 김정은씨의 이름을 봐왔었는데, 아마 1990년대 초반이었을텐데, 당시 소니뮤직의 'VOICE OF ASIA"라는 컨테스트에서 김정은씨가 오현란, 박칼린, 롤코의 조원선씨를 제치고 최종예선에서 1위를 해 홍콩 본선에 진출하게 되는데, 그 뒤에 소니뮤직에서 전략적으로 키우는 몇명의 신인 아티스트들 중 하나가 되어 당시 소니뮤직에서 발행하던 조그마한 잡지에서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이후 소니뮤직에서 이윤수씨 [92 창신동 그리고] 라는 앨범 - '먼지가 되어'가 히트했던 바로 그 앨범 - 을 내면서 첫 한국가수 음반을 제작하게 된 뒤, 이 신인가수들을 모아서 [행복한 사람들] 이라는 컴필레이션을 만들게 되는데, 그때 김정은씨가 자신의 목소리를 실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0년이 넘은 얘기니 참으로 오래되었군요.  

실질적으로 활동다운 활동을 했다고 해야할 것은 빠른 템포의 댄스곡 [프로포즈] 였죠. 유로댄스같은 느낌으로 만든 노래였는데, 프로듀서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김정은씨의 고음역에서 치는 목소리가 유로댄스 스타일과 잘 어울린다고 봤던것 같아요. 저도 많이 동의합니다. 여튼, 이노래는 꽤 아는 사람이 많아질 정도로 히트했지만 '마로니에 출신' 이라는 얘기는 계속 꼬리표 처럼 달라붙습니다. 자신이 노래하지 않았음에도 말입니다.

youtu.be/u6a4T-DGQoo

youtu.be/a0FbCoPHQOo

이후에 [널 사랑해] 같은 노래가 크게 히트하게 되지만 그 이후로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저는 기억속에 잊혀졌습니다. 박미경씨 등 소울풀 한 가수들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바 있는데, [널 사랑해] 같은 곡에서 R&B 스타일을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이때만 해도 김정은씨의 느낌은 좀 새침한 편이었어요. 약간은 예쁜 척 해야 한다고 할까. 당시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그런 느낌으로 앉아있던 셀린 디온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저에겐 '새침이'라는 느낌으로 영원히 남아있었는데...

youtu.be/6A3WRNrRhf4

 

복면가왕 숨은그림찾기가 그사람일 줄은 꿈에도 몰랐네

갑자기 복면가왕에서 이렇게 짠 하고 나타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던거죠. 이 계기로 찾아봤는데 생각보다도 그 '칵테일 사랑'의 이미지로 여러 옛날을 소환하는 예능에 많이 나타나셨더라구요. 하지만 이런 목소리를 갖고 있는 사람일줄은 몰랐던거죠. 예전을 생각해보면 목소리가 이렇게 변했을거라고 생각 못했습니다. 본인이 성대결절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하는데, 그러면서도 성대결절로 변한 자신의 목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변화를 시도한 그분의 선택에 대해 감탄했고 많은 박수를 드리고 싶었어요! 자신의 목소리가 변하면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어떤 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다시 모든것을 처음부터 시작했을텐데, 그 지난한 과정에서 다른 호흡, 다른 느낌을 어떻게 넣었을까 싶기도 하네요.

youtu.be/Wqf7W68YsY0

첫 경연곡인 더 컬트의 '너를 품에 안으면' 

youtu.be/7zXJf74l4PE

두번째 경연곡인 '여자이니까' , 이 노래가 코요태의 '만남'을 작곡한 임기훈씨의 곡인줄은 이번에 보고 알았네요!

youtu.be/8ybNDk2Siq4

3라운드 경연곡 나미의 '빙글빙글', 정말 이런 선택은 '가면'을 써야지만 할 수 있는 선택이지요. 복면가왕의 최고의 장점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youtu.be/nJpJUntVlzw

방어전 첫번째 곡 '모두 잠든 후에' 김원준

다시 매력 터지는 보이스로 돌아온, 이미 백석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중이셨으니 돌아왔다고 얘기하면 좀 그런가요? 여튼 김정은씨의 밝은 앞날을 기대합니다. 권인하씨가 제안하신데로 꼭 듀엣도 같이 하셨으면 좋겠고, 다른 활동들, 특히 보이스에 맞는 소울풀한 노래들 많이 발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늘보나무였습니다!

반응형
반응형